대한독립영화제

Korea Independent


일시: 2017.09.20-2017.09.27

장소: BABYLON
Rosa-Luxemburg-Str. 30
10178 Berlin

자세한 정보와 티켓 구매 안내: http://www.babylonberlin.de/koreaindipendent.htm

<대한독립영화제> Korea Independent

- 다큐멘터리 4편, 독립영화 4편과 함께 하는 한국영화 축제 

2016년 독일에서 최초로 한국 다큐영화제 <DOKOREA>를 개최한 주독일 한국문화원이 금년에는 한걸음 더 지평을 넓혔다. 오는 9월 20일부터 개최되는 금년도 영화제의 새 명칭은 <대한독립영화제 Korea Independent>,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뿐 아니라 독립영화를 함께 소개하는 인디다큐영화제다.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그밖에도 해외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한국 감독들은 많지만 소규모 다큐영화와 독립영화가 설 자리는 아직도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 영화 천만관객 시대의 이면에서는 지금도 한 해 1천편이 넘는 독립영화(극영화)와 1백편 이상의 다큐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영화제 출품작을 기준으로 잡은 수치이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독립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저변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들 중 최근작을 엄선해서 유럽의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이다. 

우선 금년도 영화제에서 보게 될 작품은 다큐영화 4편과 독립영화 4편 등 총 8편이다. 독일 베를린의 유서 깊은 예술영화 전용관인 바빌론 극장(Babylon Kino)에서 개최되는 <대한독립영화제>의 개막작은 박석영 감독의 <스틸 플라워>다. 

일하고 싶어요. 
춤추고 싶어요. 그리고...
살고 싶어요.  <스틸 플라워> 

친구도, 가족도, 집도 없이 홀로 추운 거리를 떠도는 소녀 '하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라케시 영화제에서 <스틸 플라워>는 “순수한 사운드와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운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심사평과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무척 새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작품. 많은 대사가 없이도 극중 ‘하담’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틸 플라워>는 한국 독립영화계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화제의 서두를 장식할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물숨>은 지난해 11월 3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된 해녀들을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독립 PD로 활동해온 고희영 감독이 제주 우도 해녀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7년간의 기록이다. 한평생 바다와 함께 한 해녀들의 다양한 사연이 녹아있다. 우도의 아름다운 4계절 풍광은 <물숨>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이 영화는 뭐라고 규정해야 할까. 내용도 형식도 ‘펑키’한 정윤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밤섬 해적단 서울 불바다>는 국가보안법에 정면으로 맞선 인디밴드 ‘밤섬해적단’의 이야기다. 전위적인 퍼포먼스로 펑크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밴드 밤섬해적단이 국가보안법에 회부되면서 겪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인 작품으로 기존 다큐멘터리의 문법에서 벗어나 있다. 

서정적인 작품을 찾는다면 선택은 <최악의 하루>다. 최선을 다하지만 최악이 돼버린 한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의 늦여름 하루의 데이트를 그렸다.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미묘한 감정이 디테일하게 담겼다. 도시 공간의 무드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비포 선라이즈> <미드나잇 인 파리>가 엿보인다.  

최근 한국 독립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소재는 ‘퀴어’다. 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서 관객상을 받은 <위켄즈>를 선두로, <연애담> <꿈의 제인> <분장> <걱정말아요> 등이 선전하며 한국 퀴어 영화의 지평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중 극영화 <연애담>과 <분장>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연애담>은 ‘보통의 연애’라는 보편의 감성에 호소하면서도 퀴어의 현실적 장벽들 또한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분장>은 자신을 속이는 것에 익숙해진 배우가 유명해지면서 겪는 사건을 다룬다. 성소수자가 여전히 특이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의 분위기와 한국퀴어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핏줄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먼저 <고려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근현대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타향을 떠돌면서도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고려인을 조망한 다큐영화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 이주가 시작된 지 80주년 되는 해여서 그 의미가 더 크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 4세대의 합법적 체류 자격 획득을 위한 ‘고려인 특별법’ 개정이 추진 중에 있다. <울보 권투부>는 재일 조선인들의 삶과 차별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일본 도쿄의 조선 중고급학교의 권투부 소년들과 코치, 그리고 조선학교 아이들의 순진무구하면서도 냉혹한 일상이 먹먹함을 전한다. 

정시우(영화칼럼니스트)